2008년 3월 1일 토요일

[펌] "미국식 스탠더드"는 이제 그만

다음글은 무가지 메트로를 읽다가 우리나라에 이런 안목을 지닌 사람도 있구나 하는 감탄에 이곳에 펌글로 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이곳에 올립니다.
미국의 화려하고, 선진국적이고, 뭔가 나아보이고, 좋아보이는 면의 이면에 사람이 살기 힘들고, 범죄가 들끓고, 양극화가 지나치게 진행되는 어마어마한 단점을 잘 짚어낸 글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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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스탠더드"는 이제 그만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지난주 한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비행기를 탈 때 태양계에서 나오는 방사선에 승객들과 승무원들이 노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도를 했다. 특히 미주로 가는 항공기가 북극항로를 통과할 때 가장 많은 방사선에 노출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극항로를 통과할 때 노출되는 방사선 양은 X선을 아홉 번 찍을 때와 맞먹는 다. 문제는 한국의 항공사들이 이러한 중차대한 사실을 승객들에게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작진이 방사선 노출을 공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묻자 '항공관리안전공단'의 한 간부는 "미국도 하지 않는데 우리가 굳이 할 필요가 있는냐?"라고 따져 묻는다. 실제로 유럽과 달리 미국의 전 항공사는 방사선 노출에 대해 승객들에게 고지할 법적 의무가 없다. 그런데 미국이 하지 않으면 우리도 하지 않아도 되는 건가? 통상 한국의 사회 제도들은 대부분 미국 방식을 따른다. 대학의 학제 방식, 의료보장, 식료품안전, 금융서비스 등에 있어 이른바 미국식 스탠더드를 도입하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사회보장제도는 시장 자본이 지배하고 있어 서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다. 예컨대 미국의 의료보험기관은 대부분 민간 기업이 운영하고 있어 막대한 의료비용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4인 가족이 연간 1,200만원의 의료비를 지불하는 데도 맹장 수술을 받으려면 1,500만원 정도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의료비를 제일 많이 내는데도 영아 사망률이나 건강지표는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미국에는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략 4,500만이나 된다. 하루 7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극빈자 수가 전체 인구의 7,000만 명이 넘는다. 미국은 비만율 세계 1위이고, 유전자 콩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식품 불안정 나라이다. 미국 시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총기는 대략 2억 자루로 추산되고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전쟁을 가장 많이 일으킨 나라이다. '아메리칸 드림'으로 불리던 미국식 스탠더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돈 없는 사람들에게 미국식 스탠더드는 고통과 분노만 안겨다 준다. 미국식 스탠더드를 따르기에는 미국은 이미 너무 위험하다. 영어몰업교육, 에너지 민영화, 그리고 현재 도입을 검토 중인 민간의료보험제도는 우리 국민 삶의 안전을 위해 거부해야 할 미국식 스탠더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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